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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근에 여행작가를 꿈꾸고 있다는 학생들을 더러 본다.여행을 하면서 책을 쓰고 그 책으로 다시 새로운 여행의 경비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순환 구조에 매력을 느낀다는 학생들이다. 내 생각이지만 한비야 라는 작가가 대충 시작점이 아니었나 싶다.(나도 그런 생활에 얼마나 매력을 느꼈던지. 물론 곧 내 게으른 천성과는 안 맞겠다는자각에 이르렀지만.) 생각만으로는 분명히 멋진 일이다. 놀면서 돈 벌고 , 딱 그렇게 보일 수 있을 테니.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실제로 조금만 떠돌다 보면 금방 느낄 수 있을 테지만, 학교와 집만 오가는 학생의 처지라면 그런 꿈을 꾸는 동안이라도 약간은 행복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. 그 학생들의 꿈에 찬물을 뿌릴 의도로 말하는 것은아니고,그쪽으로 막연한 꿈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이 책이 구체적인 방향을 줄 것처럼 보인다고 말할 수 있겠다. 이런 계획이 떠오른다.여행작가가 되고 싶다는 학생들의 자율동아리 필독도서로 삼으면 어떨까 하는. 이 책에 15편이 실려 있으니 한번에 한 편씩 읽고서로 이야기를 나눈 다음 그들의 글도 써 보게 하는 프로그램.공부만 하기에 지쳐 있는 학생들에게는 또다른 재미있는자극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,순전히 내 생각이기만 할지. 아닐 것이다, 그러니 국어교사모임에서 이런 책을 꾸며 낸 것일 테다.(고등학생에게는 좀 늦은 느낌이다, 그들을 사로잡을 여유 자체가 없다. 이런 글을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불안해 하니까.) 꼭 여행 작가가 되려는 학생이 아니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. 공부하다가 지칠 때,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마음만 있을 때, 이 책의 어느 한 편만 읽어도 위로의 시간이 되어 주리라 싶다. 이렇게밖에 위로할 수 없는 어른이어서 미안한 마음이지만.
‘국어시간에 읽기’ 시리즈는 전국의 여러 교실에서 오랫동안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울고 웃으며 읽은 작품들을 담고 있다. 동화와 성인 소설의 사이, 어린이 책과 어른 책 사이에서 건져 올린, 중학생들에게 쉽게 읽히면서도 문학의 재미, 글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모았다. 현장 국어 교사가 직접 엮었기에, 우리 아이들이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공감할 수 있는 최고의 읽을거리들을 담았다.

시험과 입시를 떠나 신나고 재미있는 국어 수업을 만들기 위해 20여 년이 넘게 애써 온 전국국어교사모임 선생님들이 중학생을 위한 여행글들을 모아 엮었다. 답답한 교실에 갇힌 학생들에게 너른 세상을 열어 주고, 전 세계의 들썩이는 현장을 펼쳐 보이며, 여행을 통해 내면을 성장시키는 흥미로운 여행글 15편을 선사한다. 예전에 비해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고, 누구나 쉽게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행의 참다운 방식과 의미는 퇴색해 가고 있으며 국어 교과서에서도 여행글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.

전국의 국어 교사들은 머리를 맞대고 ‘어디를, 얼마나 여행하는가’보다 ‘어떻게 여행하는가’에 초점을 맞춰 뜻 깊은 국내외 여행지와 여행담을 골라냈다. 당장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고, 자신만의 여행을 꿈꿔 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.


‘국어시간에 읽기’ 시리즈를 내면서
여는 글

1부 자연과 하나 되는 여행을 하다

1. 지구의 허파 셀바스-지리교육연구회 지평
2. 가장 신성한 하늘호수, 남쵸-이용한
3. 투올룸 메도에서 도나휴 패스까지-신영철

2부 발걸음에 묻어 있는 문화를 발견하다
1. 색에 홀리다, 인도 홀리 축제-최창수
2. 버스 여행 라라라-고선영
3. 라오스에 가면 물벼락을 맞으세요-한비야

3부 역사, 여행에게 말을 걸다
1. 칠순 나이에 부르는 어머니 소리-유홍준
2. 쿤타킨테도 이곳에 있었을까?-조수영
3. 멈출 수 없는 낭만적 상상력-김병종

4부 길에서 사람을 만나다
1. 불만 여행자, 행복 암 환자를 만나다-문종성
2. 우리의 가을도 태풍 뒤에 온다-김선미
3. 머리 냄새 나는 아이-김희경

5부 더 넓은 여행을 찾아가다
1. 하늘에서 본 경성과 인천-안창남
2. 언니 원정대와 느릿느릿 히말라야 걷기-진형민
3. 몬드리안 라인이 춤을 추는 땅-이혜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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